역사/논문/기행문
작성자 한보현        
작성일 2007-09-04 (화) 21:53
분 류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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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독립군적전지 탐방연수(백두산 기행문)살아생전 그 곳을 갑니다

살아생전 그 곳을 갑니다.

<관동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한보현>

 

가도 가도 푸른 나무 숲, 아무도 개척하지 못한 길처럼 흙먼지 날리는 이 비포장도로로 지금 난 그 곳을 향해 가고 있다 722일 중국 시간 새벽 5시 오늘은 새벽 일찍부터 일정이 시 작 된다.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4개의 지대(치악산, 관악산, 오대산 태백산)로 나누어 함께 한지도 벌써 5일째이지만 지금은 이름정도는 외울 정도가 되었다. 차창 넘어 안개 속으론 하나같이 빨간색지붕의 집들이 보이고 7월의 초여름 날씨라고 하기엔 안개는 많이 끼고 습도는 높다. 오늘은 숙소에 있는 짐을 모두 버스에 실어야만 해서 인지 모두는 새벽 일찍부터 분주하기만 하다. 그래도 사람들의 얼굴엔 그곳에 가는 설렘으로 가득한 것만 같다.  

  어제 가이드 마정향씨에게 지시받은 대로 오늘은 긴팔을 입고 호텔식당에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간다. 오늘일정은 어느 날보다 아침밥은 든든히 먹어야 하지만 아직까지도 입에 맞지 않는 반찬과 싸움을 하다 이내 젓가락을 내려놓고 물로 배를 채우고 말았다. 중국에 온지 며칠 안돼서 인지 좀처럼 중국 음식에 정이 가질 않고 집 밥만 생각이 난다.  

   식사를 마치고 별명이 메뚜기인 55인승 버스에 탑승했다.  어디선가 노래가 들려 버스에서 내려 특이한 문으로 들어 가 보니 거기엔 사람들이 노래에 맞추어 아침체조를 하고 있었다.  모두 다 같은 동작으로 춤추듯 체조를 하고 있었기에 나는 너무나도 생소한 모습에 급한 마음으로 사진을 한 장 한 장 찍었다. 찍을 때 마다 사람들의이상한 눈초리가 느껴졌다. 아마도 중국사회에서는 흔한 일인지라 사진 찍는 내가 더 생소했나 보다.  

 일정대로 따르자면 호텔에서 자는 것은 없었다. 어제의 모든 일정을 끝마치고 이도백하로 가 침대열차를 타고 이동하며 하루일정을 마무리 겸 시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910일 동안의 일정중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정코스 이었기 때문에 촉박한 시간문제 상  더 빠른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침대열차를 타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지만 그곳을 간다는 설렘만으로 위로를 했다. 버스는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목적지까지 달려가고 있고 새벽의 안개는 말끔히 걷히고 하늘은 푸르고 햇빛은 바다에 비친 모래처럼 반짝였다. 덩달아 바람도 나무사이 사이로 부끄러이 나에게 인사를 하듯 스치운다.  

  밖의 경치를 구경하다 버스 안을 둘러보니 새벽 일찍부터 일어난 탓인지 모두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다시금 고개를 돌려 창문 너머의 경치는 하얀 자작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자라 빽빽이 들어서 있다. 가느다란 가지에 레이스 같은 초록색 잎사귀들을 달고 꼿꼿이 서 있는 자작나무들이 7월을 수놓는 듯 했다. 자작나무의 숲은 잡목 하나 섞이지 않은 순수함으로, 희디흰 줄기들의 정결함으로, 그리고 빛을 되받아 하늘거리는 잎사귀들의 섬세함으로 극치를 이루어 내 넋을 빼앗는 아름다움이었다. 일본 점령 당시 일본사람들이 다 베어가 지금은 굵지 않은 자작나무지만 우리민족의 슬픔도 함께 짊어지고 있어 더 아름다운 것만 같았다.  

끝없는 밀림의 연속에서 버스 속도가 점점 줄어드는 느낌을 받고 있는데 화장실 갈 분 내리세요.” 라는 마정향씨의 말이 들려 왔다. 인적도 없고 동물의 흔적도 없는 이곳이 3시간 정도 만에 도착한 자연화장실(풀숲)이다. 그렇지만 남자들만 후루룩 내릴 뿐 여자들은 선뜻 내리지 않았다. 중국은 휴게소와 화장실 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아 생활하는 동안 물을 안 마셔 보는 등 참을성을 길렀다.  

   6시간에 걸친 대 장정 끝에 드디어 그곳의 입구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중국식 도시락을 받아서 버스 뒤편에서 조금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반찬은 고추 저림, 고기장조림, 멸치볶음과 밥이다. 이것 역시 먹고 싶지가 않았지만 아침을 조금 먹은 탓에 허기가 져 식어버린 밥을 먹고 있었다. “이거 먹을래?” 옆을 보니 도희윤대표님께서 고추장을 내밀면서 하시는 말씀이셨다. 선뜻 ~ 감사합니다.” 하고 도시락에 덜어 옹기종기 앉은 과 선배 후배와 더불어 밥과 함께 먹었다. 중국에 와 그렇게 양 많이 먹어 본밥은 처음이었다. 반찬 없이도 고추장과 밥만 있으면 정말 이 힘든 중국탐방도 끄떡없을 것만 같았다. 역시 한국 것이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무가대보와 같은 것 같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빨리 식사를 끝내고 정류장 근처의 기념품가게 간판을 눈 관광하고 입구로 와 45인승소형버스표와 그 곳의 입장표를 받았다. 사실 입구 안으로 빨리 들어가고 싶었다. 그 곳을 빨리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만 장백산이라고 쓰여 있는 글귀를 백두산으로 고쳐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입구로 들어오니 소형버스들이 대기 하고 있었다. 파라솔이 빼곡히 밀착된 곳에 한줄 한 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신기하지는 않았다. 중국에서 진행된 거의 모든 일정에서 한국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5~20분 남짓한 시간을 가면서 마정향씨가 주위사항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들어도 안 들어도 태극기를 꺼내지 말라는 주위사항 말고는 없다. 동북공정으로 인해 이해는 되지만 태극기를 들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조금은 유치스러웠다. “일본사람이 백두산에 올라 일본말로 천지의 전기를 모두 우리 일본에게 주십시오."  이 말을 했기 때문에 그 뒤론 태극기가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어디까지나 중국에서 그 곳을 오르는 것이니 로마의 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공터가 점점 보이기 시작하고 하차를 했다. 버스에서 내린 곳을 기점으로 한 바퀴를 쭉 둘러보고 새로운 감정들이 나를 설레게만 했다. 너무나 깨끗한 산, 나무다리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 모든 것들이 소름으로 내게 전해져 왔다.  

  임익선교수님의 주의사항과 설명을 몇 가지 듣고 나무다리를 건너 나무계단으로의 등반을 시작하지만 계단이 널찍하여 발하나 한 계단씩에는 무리가 있었다. 나무계단을 10계쯤 올랐을 쯤 오른쪽 옆으로 꼭 반지의 제왕의 등장인물인 골룸이 나올법한 이끼 산이 눈에 들어왔다. 바위가 옷을 입은 듯 이끼는  바위를 촉촉하게 감싸고 있었다

그 곳을 가는 지금의 고지는 800m정도이고, 내가 살고 있는 강릉으로 따지자면 대관령정도 높이이다. 숨을 가쁘게 쉬며 10분 정도 올라갔을까? 숲속 나무 계단을 다 빠져나왔을 때 쯤 내 앞에 우렁찬 소리를 내는 장백폭포가 쉴 새 없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큰 한숨으로 행복을 만끽하고 있을 때 오른편으로 뱀의 꼬리 같이 길게 늘어진 계단을 보는 순간 설마 저길 올라가는 건 아니겠지?”라고 말했지만 이미 내 주위사람들은 저길 올라가야 그 곳이 나온데.”라는 말들을 주고받고 있는 터라 행복한 한숨이 한순간, 막막함의 한숨으로 바뀌어 버렸다. 2234개의 끝도 보이지 않는 계단을 보며, 나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했다. 꼭 올라가겠다고 말이다.   

 장백폭포 앞에서 사진 몇 장을 찍고 장백폭포 밑으로 흐르는 물도 달려가 만져 보았다. 나무계단을 땀을 흘리며 올라 와서 인지 물은 차갑게 느껴졌다. 매표소 앞에서 줄을서 표를 받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제 본격적인 그 곳을 보기위한 나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 된다.  

  20계단쯤 못 올라와서 줄은 다 엉망이 되고 주저앉는 사람 남 보다 더 빨리 가려는 사람, 각양각색의 모양과 색깔로 함께 전진을 한다. 계단 계단을 다 올라와 보이는 평지 워낙에 가팔라서 자칫 발을 잘못 디디면 생명을 위험할 정도이다. 계단을 어느 정도 올랐을 때 쯤 터널 안으로 들어가 또 계단을 오르고 터널이 꺾어지는 부분에 더 가파른 계단이 앞에 있었다

정말 백번도 더 포기하고 싶었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는 올라야만 했다. 그렇게 1시간을 올랐을 때 쯤 점점 평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계단이라면 정말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오르고 또 올랐다.   

  평지의 맑은 하늘 왼쪽엔 나무가 아닌 수줍은 봄처럼 꽃들이 색색들이 피어 있고, 오른쪽으로는 돌멩이 산이 날 맞이하였다. 이제 평지로 나아가 걸어가는데 현지 안내판 설치하던 중국인이 알 수 없는 중국말을 했다. 중국인이 가리키는 쪽을 보니 우리 위로 돌멩이들이 굴러 떨어지려고 했다. 급히 뛰어 그곳을 빠져나왔다. “쎄쎄라는 말을 하고 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산에는 나무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백두산의 산에는 모든 꽃이 만발을 하고 있다. 정말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처럼 색채가 너무 나도 또렷하게 말이다. 좌우로 보이는 험준하고도 부드러운 산새 밑으로 물줄기가 흘러 장백폭포의 전경을 이루게 될 것이다.  

  살아생전 그 곳을 왔다. 차마 말로는 표현 못하는 이곳을 글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나도 어려움이 따른다. 아름다운 경치, 맑은 물, 개운한 바람, 사진기에도 다 들어가지 못하는 그곳이 백두산 천지 이다. 천지 물결에 비친 햇살은 참으로 빛났다. 천지 물에 손도 담가보고 손수건을 적시면서 여기가 내 땅이 엇다고 속으로 외쳐 보기도 했다.  

  지금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올 수 있는 백두산 천지 이지만 광활한 고구려의 땅일 대는 삼족오기를 마음껏 휘 둘렀을 것이다. 2천여 개의 계단을 오르는 육체적 힘이 듦을 참아내고, 땀이 흐르면 닦아 버리며 포기하지 않고 올라와 보는 천지 이 아름다운 백두산 천지를 살아생전 언제다시 보리라 기약 없는 생각을 하니 내려가는 길이 천근만근이라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길 보다 계단이 가파르지 않아 여러 경치를 구경하며 내려왔다. 45인승 버스에서 내린 곳으로 다시 가는 길엔 백두산의 온천이 있고 그곳에서 계란을 삶아 한국 돈으로 3개 천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모든 것들이 한국 관광객위주로 장사가 되었다. 함께 탕방한 관악산지대분이 온천계란하나를 건네주어 아쉬운 마음을 조금 달래 보았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의 명칭들은 처음부터 장백폭포는 아니 엿을 것이다. 백두산도 불함산부터 시작하여 단단대형, 개마대산, 도태산이라고 부르는데 중국의 호칭은 장백산이고, 우리나라와 북한에서는 백두산이다. 서로 부르는 이름만 다를 뿐 민족의 혼이 깃들어 있는 백두산과 백두폭포인 이곳이 후대에 이름이 잊히지 지 않게 작게는 나부터 그 이름으로 불러본다. 살아생전 다시 이곳을 찾아오는 그날을 기다리며 버스에 승차한다.

이름아이콘 master
2007-09-10 10:48
한보현양의 탐방기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이름아이콘 한보현
2007-09-15 20:56
네 수고하셨습니다^^
   
이름아이콘 서현식
2007-10-02 01:10
한보현양 사이월드에 올려놓은 다른사람의 탐방기는 없는지...? 있다면 복사하여 이곳에도 올려줄것을 부탁합니다. 기타 사진도 마찬가지구여...
   
이름아이콘 한보현
2007-10-18 19:04
사진같은 경우는 이상희(강원대)씨가 올려놓은 사진을 제가 포토샵을 보정한거 있습니다. 다른 분의 탐방기는 없는 걸로 알고있는데 혹시 보면 올려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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