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영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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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7-09-22 (토)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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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기 독립군전적지탐방연수 국방일보 2011.8.16일자 기사내용
스포츠/문화
옥수수밭 된 그 곳 … 100년이 지났어도 선열의 얼 숨쉰다
독립군 유적지 탐방단 역사대장정 창립 100주년 맞은 신흥무관학교 르포 철기이범석장군기념사업회 주관 / 2011.08.16

독립군 항일투쟁 발자취 따라 3000㎞ …

‘광복청년 아카데미’ 탐방단 87명 출정식 :해외 사적지 탐방단원들이 지난달 18일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목숨을 바친 무장
투쟁의 발자취를 본격 탐방하기 앞서 출정식을 갖고 마음을 다지는 선서를 하고 있다.

광개토대왕릉:탐방단원들은 지난달 20일 지린성(吉林省) 지안(集安) 일대를 탐방하며 고구려의 찬연한 역사를 돌아보았
다. 단원들이 광개토대왕릉에 오르고 있다.

백두산 천문봉:탐방단원들이 지난달 21일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올라 민족의 기상을 담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철기이범석장군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하는 ‘광복청년 아카데미’ 제6기 독립군유적지탐방단원들이 지난달 20일 지린성
통화현 합니하에 위치한 신흥무관학교 옛터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에게 헌화하고 뜨거운 애국심
을 기렸다.

윤동주 박물관:탐방단원들은 지난달 22일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에 위치한 시인 윤동주의 모교 내 박물관을
  둘러보며 일제 강압에 고통받는 조국의 현실을 고뇌한 시인의 정신을 되새겼다.

동북지역 항일투쟁 세미나:탐방단원들은 지난달 22일 철기이범석장군기념사업회와 중국 옌볜대학교 조선-한국연구센터
가 공동 주최한 한·중 대학생들의 만남토론회에서 동북지역 항일투쟁에 대한 역사적 의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해단식: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8박 9일간의 독립군 유적지를 탐방한 대원들이 지난달 25일 귀국해 가진 해단식에서 국기
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백두산 천문봉에서 바라본 천지(天池).

탐방단원들이 지난달 19일 랴오닝성(遼寧省) 환런현(桓仁縣)에 위치한 고구려의 첫 도읍지 졸본성(卒本城)을 돌아보고
있다.

김좌진·홍범도 장군이 일본군을 대파한 전적을 기린 청산리대첩비에서 탐방단원들이 손에 손을 잡고 독립군들의 기개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25일까지 철기(鐵驥) 이범석장군기념사업회(회장 서영훈)에서 주관, ‘광복청년 아카데미’ 독립군 유적지 탐방단 87명이 항일독립무장운동의 중심지인 청산리대첩 현장을 비롯한 만주 일대에 산재한 선열들의 흔적을 찾았다. 광복 66주년을 맞아 탐방단은 아흐레 동안 3000㎞에 달하는 독립군 무장투쟁 현장을 직접 밟아 보며 나라를 지키려는 투쟁과 민족의 위대한 역사를 느꼈다. 특히 독립군 간부 양성의 산실인 신흥무관학교 옛 터를 찾아 선열들의 넋을 기리며 창립 100주년 기념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탐방단원들은 지난달 20일 지린성(吉林省) 지안(集安) 일대를 탐방하며 고구려의 찬연한 역사를 돌아보았다. 단원들이 광개토대왕릉에 오르고 있다.탐방단원들이 지난달 21일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올라 민족의 기상을 담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해외 사적지 탐방단원들이 지난달 18일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목숨을 바친 무장투쟁의 발자취를 본격 탐방하기 앞서 출정식을 갖고 마음을 다지는 선서를 하고 있다.


산속 오지 옥수수 밭

“대한민국 만세! 민족통일 만세! 조국선열 만세!”

  전대열 민주평통 운영위원(대통령 임명직)의 선창에 따라 탐방단의 만세 소리가 한 시골마을에 높고 넓게 울려퍼졌다. 그 함성에는 이곳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한 선열들의 애국심과 열정을 그대로 담은 감격에 찬 것이었다. 하지만 이곳의 현재 위상을 직접 보고 느낀 안타까움, 그리고 울분도 섞여 있었다.

  지난달 20일 새벽 5시. 탐방단은 때 이르게 일어났지만 조국 광복군의 산실 ‘신흥무관학교’ 터를 찾아간다는 기대에 가슴은 저마다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었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퉁화현(通化縣)에서 아침식사 후 광화진 합니하 마을로 향했다. 이곳은 산속의 오지(奧地)였다. 포장도로가 끝난 광화진중심소학교 앞에서부터 비포장 농로를 30분 가까이 걸어온 이들이었지만 힘든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탐방단은 이내 표정이 굳어졌다.

  탐방단이 서 있는 자리, 퉁화에서 북서쪽으로 37㎞쯤 떨어진 시골마을은 탐방단이 기대했던 신흥무관학교의 옛 자취를 간직하고 있지 못했다. 학교 유허지(遺墟地)로 추정되는 마을중앙 공터는 옥수수 밭으로 변해 있었다.

이곳이 100년 전 최정예 대한독립군을 양성하던 역사의 무대였을까. 역사의 현장에 역사의 자취는 없었다. 10년 동안 3500여 명의 독립군들이 훈련받았을 교실이나 창고·식당 등 갖추고 있어야 할 건물도 꽤 많을 텐데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폐교된 후 90여 년의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아무도 챙길 수 없는 땅으로 방치됐던 것이다.
 

  창립 100주년 기념식 엄수

  “피로써 지킨 내 조국 영원하여라~. 이 한몸 기꺼이 바쳐서 나라가 산다면 아~ 님들의 그 뜻을 받들어 굳건히 서리라~.”

  탐방단은 자리를 잡고 이곳에 피땀을 흘리며 훈련한 독립군들의 함성을 듣고, 뜨거운 몸짓을 그려 봤다. 그리고 차분히 ‘신흥무관학교 창립100주년 기념식’을 거행했다. 단원들은 이곳에서 훈련하고 일제와 맞서 싸웠던 선열들의 넋에 헌화했다. 그리고 노래했다. 애국가 아닌 광복청년의 노래였다. 조촐하지만 엄숙한 기념식, 단원들의 가슴속에서는 뜨거움에 또 다른 뜨거움이 솟구쳐 올랐다. 중국 공안(公安) 당국자들의 제지로 인해 선열들이 목메어 기다리던 태극기와 애국가를 들려줄 수 없다는 사실에 크게 분개한 까닭이다. 나라가 힘이 강해야만 하는 이유를 새삼 깨닫는 기회이기도 했다.


  표지석을 세울 수는 없을까

  100년을 맞은 신흥무관학교 유허지에 표지석을 설치할 수는 없을까. 단원들의 화제는 이것으로 집약됐다. 탐방단에서는 이 자리에 마을회관이나 정자를 지어 주고 그 옆에 기념표지석을 세워 여기가 신흥무관학교가 있던 곳이라는 표적이라도 남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항일무장독립투쟁을 중국인이 주도한 ‘동북항일연군’만이 전개했다고 교육시키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대한독립군의 요람인 신흥무관학교의 존재는 그 자체로서 껄끄럽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행사를 준비했던 기념사업회의 정준 사무총장이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일단 마을중앙 공터에 주민들의 편의 도모를 위해 소규모 예산으로 마을회관이나 정자(亭子)를 지어 주겠다고 제안한다면 그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죠. 일단 신흥무관학교 유허지에 교두보(橋頭堡)를 확보, 그 곁에 기념표지석을 세운 다음, 단계적으로 중국 당국자를 설득하면 후일 신흥무관학교 기념관을 건립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신흥무관학교는-항일투쟁의 산실 …  육군사관학교의 뿌리

비폭력·무저항을 기치로 전국적으로 궐기했던 `3·1만세운동'이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막대한 희생만 치르고 좌절되자 민족지도자들은 독립운동 방향을 '항일무장독립투쟁'으로 잡게 된다. 이때 우당(友堂) 이회영(李會英) 선생의 40여 명 일가는 현재 시가로 600여억 원에 상당하는 일가족의 전재산을 처분해 만주로 망명, 독립군 양성을 목표로 신흥무관학교를 1911년 6월 11일 창립했다.

교관진에는 일본육사 출신으로 일본군 중위 당시 망명했던 지청천(한국광복군 총사령관)과 김광서(金光瑞 : 김일성의 원조로 추정됨)를 필두로 중국군사관학교 출신인 이범석(李範奭 : 초대 국무총리 겸 국방장관)과 신팔균(申八均), 그리고 대한제국 무관학교 졸업생 등의 인물들이 포진해 있었다. 신흥무관학교는 약 10년간 운영되면서 3000여 명의 청소년 간부를 양성했다. 졸업생 일부분은 만주 교민사회의 지도자로 활약했지만 대부분은 만주 각처의 `대한독립군' 부대 간부로서 항일무장독립투쟁의 횃불을 치켜들고 싸워 무수한 희생을 치렀다. 이들은 신흥무관학교가 해체된 후에도 `광복군'의 중추로 끈질기게 항일무장독립투쟁을 전개했다. 대한민국 국군이 `광복군'을 뿌리로 인정한 만큼 신흥무관학교는 현 육군사관학교의 뿌리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한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으로 인식되는 이회영 선생 형제는 독립운동에 전 재산을 다 바쳤으며, 조국 광복 후 생존해 귀국한 이는 이시영(李始英 : 초대 부통령) 선생 단 한 분뿐이었다.



신흥무관학교가 남긴 유산

정유정 소령
육군종합 행정학교

중국 길림성 유하현. 버스를 타고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렸을까. 더 이상 버스가 들어가지 못하니 내려서 걸어야 한단다.

이범석장군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동북3성 전사적지 답사에 참가한 87명의 우리 탐방단은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시골 길을 기수단을 앞세우고 걷기 시작했다. 중국 공안의 트집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당도한 곳은 작은 시골 마을의 옥수수밭이었다. 그 흔한 표지석 하나 없이 밭으로 변한 그곳이 바로 100년 전 독립군을 양성하던 신흥무관학교가 있던 자리란다. 주변을 살펴보니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숨어 훈련하기에 매우 훌륭해 보였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하고, 1907년 군대를 해산당하고, 급기야 1910년 한일 강제병합의 경술국치를 맞은 우리 선조들은 비록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으나 망연자실 넋 놓고 있지 않았다. 우리나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명사로 불리는 우당 이회영 일가는 일제에 협력하면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 주겠다는 일본의 회유에도 가산 40만 냥, 오늘날 약 600억 원에 이르는 거금을 털어 1910년 12월 만주 땅에 독립운동의 전진기지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압록강을 건넜다.

우당이 세운 신흥무관학교에는 조국 독립에 대한 열망으로 모인 독립군이 3500명에 이르렀다고 하니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독립군 역사상 최고의 승전으로 꼽는 1920년 청산리대첩의 주역들도 신흥무관학교가 배출한 인재들이다.

  당신들의 피와 땀으로 되찾은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내 보이고 싶었으나 어찌 알고 우리 일행의 버스가 도착하기 전부터 미리 와서 기다리던 중국 공안은 태극기도, 애국가도 일절 허락하지 않았다. 아쉽지만 미리 준비한 두 개의 꽃바구니를 헌화하고 거수경례로 예를 갖추고 묵념으로 그들을 추모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강력한 모국을 가진 조선족의 결집과 분리독립을 두려워하는 그들의 속내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탐방 5일째 용가미원에서 ‘동북3성의 항일투쟁’을 주제로 한국과 연변대학 학생들이 함께하는 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신흥무관학교에 대해 발표했던 홍익대학교 박종배 군의 목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쟁쟁하다. “당대 우리나라 최고의 갑부였던 이회영 일가의 6형제는 전 재산을 털어 신흥무관학교라는 한 알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우리가 이 자리에 있고, 그 씨앗의 열매가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후대를 위해 씨앗을 준비하고 심어야 하지 않을까요?”

  올해는 신흥무관학교 건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일반적인 동북 3성 관광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신흥무관학교의 옛터. 이제는 한국 관광객들도 돌아보지 않는 옥수수밭에 불과하지만, 100년 전 길림성 유하현에 모여든 우당 이회영 일가와 독립군들의 고귀한 정신만은 영원히 잊지 말아야겠다.


글·사진=이헌구 기자   leehg@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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